[가스신문=양인범 기자] 지난 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경제가 크게 타격을 받았다. IMF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은 약 –3.3%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1980년 IMF가 공식 통계를 제공한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약 –1.3%였다.

이와 같은 큰 경제 위기 속에 가스연소기기업계도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가정용 가스보일러 업계에서는 국내 최초로 가정용 가스보일러를 생산했던 롯데그룹이 보일러사업을 전면 폐지했다.

롯데의 보일러사업부는 사라졌고, 롯데대리점 120여개는 대성쎌틱에너시스에 인수됐다. 이제 국내의 가정용 가스보일러 제조사는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 대성쎌틱에너시스, 알토엔대우 5개만 남았다.

다만 가정용 보일러는 고장 여부에 따라 반드시 수리와 교체가 필요하기에, 보일러업계는 내수시장에서 코로나19에 큰 타격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월 중순 경에 발표된 각 기업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가스연소기기와 관련 업계를 ▲가정용가스보일러 제조사 ▲산업용보일러·버너 제조사 ▲보일러 부품 관련 기업 ▲온수분배기 등 기타 연소기기 제조사 ▲흡수식 냉온수기·GHP기업 등으로 분류해 경영실적을 분석,소개한다.

가정용 가스보일러 기업

친환경보일러 지원 영향 실적 개선 뚜렷

 

가정용 가스보일러 전문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부터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친환경보일러 설치 의무화와 1대당 20만원의 보조금 지원 정책으로 인해 가정용보일러 제조사들 모두 실적 호조를 보였다.

먼저 경동나비엔(대표 손연호)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8734억원으로 2019년 7743억원에서 12% 이상 증가했다. 더불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70억원과 416억원을 기록해 두 개 모두 50%에 달하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9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했던 린나이코리아(대표 강영철)는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린나이의 지난해 매출은 약 3185억원으로 2019년 대비 2.2% 정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억원, 당기순이익은 24억원을 기록해 흑자를 나타냈다.

린나이코리아 관계자는 “2019년 있었던 기업 내 대규모 체질개선의 여파로 비용이 소모되어, 2019년 적자가 있었지만 영업실적은 꾸준히 좋았던 관계로 비용 절감이 끝난 시점에서 정상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귀뚜라미홀딩스(대표 송경석)의 지난해 매출액은 9352억원으로 2019년 5661억원에서 65.2%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 가정용 가스보일러 기업 중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대성쎌틱에너시스(대표 고봉식)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 매출은 10% 이상 증가했고, 영업 및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왔다.

 

산업용 보일러·버너 제조 기업

전년도 이월 물량으로 이익 증가 경향

 

산업용보일러는 기본적으로 수주를 받은 뒤 구매자들의 요구에 맞춰 사이즈와 옵션 등을 추가해 제작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에 계약을 한 뒤 설치와 대금 납입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지난해 산업용보일러업계의 실적은 이런 시스템이 그대로 드러난 한 해였다. 먼저 대열보일러(대표 신국호)를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은 약 430억원으로 2019년 대비 7% 정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억여원으로 2019년 4천만원 대비 3500% 이상 증가했다.

대열보일러 관계자는 “2019년도 계약 물량분을 반영하고,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대금을 수령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대열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 기업들이 있었다. KJ보일러(대표 이관종)와 산업용 버너 제조사인 수국(대표 박재언)과 흥국공업(대표 서언석)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100%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KJ보일러는 2020년 매출액 29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약 1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0% 이상, 당기순이익은 약 188% 증가했다. KJ보일러는 지난해 한국에너지공단의 고효율 인증을 최초로 취득하기도 했다. 이는 산업용보일러업계에서는 14번째다.

최근 재무제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기업의 매출보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보일러·버너 업체들은 아직까지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보면 국내 기업들의 내실이 탄탄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대림로얄이앤피를 예로 들면 대림로얄은 지난해 매출액 약 161억원을 기록해 2019년 대비 31% 이상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6%, 당기순이익은 331% 증가해 기업 자체의 이익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19년 웰크론그룹에서 매각된 ㈜강원(대표 이인환)은 현재 최대 주주가 평산파트너스외 2인으로 바뀌었다.

평산파트너스는 부산의 ㈜피에스엠(평산그룹)의 관계사로 피에스엠은 지난해 매출액 1525억원을 기록한 기업이다. 피에스엠의 강원보일러 지분 인수는 지난해 10월 6일 이뤄졌다.

강원보일러는 이후 내부 정비를 꾀하며 당기순손실과 영업손실을 2019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였다.

 

가스보일러 제어반 및 부품 기업

보일러사들의 실적개선 힘입어 호조

 

가스보일러 내에는 수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이 중 보일러의 조작을 담당하는 부품은 회로 기판의 PCB다. PCB 이외에도 보일러 내에는 열교환기, 버너, 온수탱크, 순환펌프, 온도센서 등 수십 종류의 부품이 구성을 이루고 있다.

보일러 부품 제조사들은 보일러 제조사들을 고객으로 두기에, 제조사들의 실적과 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지난해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2019년 영업 및 당기순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한국그런포스펌프(대표 김래현)와 ㈜두발(대표 김진곤)은 지난해 영업 및 당기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동우콘트롤(대표 고병선)은 영업손실은 있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억2700만원을 기록했다.

이외에 경동나비엔의 지주사인 경동원은 당기순이익 32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470% 이상 증가를 보였다. 경동원은 1982년 설립되어 현재 경동그룹 전체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온수분배기 및 제어시스템 기업

매출 전체적으로 감소, 영업이익은 개선

 

온수분배기와 제어시스템 전문기업들은 지난해 매출이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고려전자(주)(대표 박연주)와 ㈜신동테크(대표 김호성) 두 기업만이 각각 2.7%, 0.2% 상승을 보였다.

다만 기업의 재무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개선된 기업들이 많았다. 온수분배기와 분배시스템 전문기업인 ㈜상신(대표 이형근)은 2019년도 적자였던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고, 당기순이익은 25억9800만원을 기록해 무려 2400% 이상 증가했다.

상신의 관계자는 “지난해 공장 1곳을 매각하면서, 그 대금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상신 외에도 배관 및 난방시스템 전문기업인 ㈜한성시스코(대표 박근식·박종문)도 당기순이익 1억94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나타냈다.

이 분야 기업 가운데 코스닥 상장기업인 ㈜정산애강(대표 황광식)은 매출과 영업·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건설경기 침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분배기·제어시스템·배관 등의 부품은 대규모 주택 건축에 납품되는 만큼 건설경기에 비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지난해보다 약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흡수식 냉온수기 및 GHP 기업

장마와 코로나19 영향, 전년대비 실적 저조

 

지난해 우리나라엔 50일이 넘는 역대 최장기 장마와 폭우가 왔다.

이러한 이상기후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인해 국내 흡수식 냉온수기 및 GHP업체들도 영향을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흡수식 냉온수기와 GHP는 대부분 학교·상업용 빌딩 등에서 사용하는데,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많은 공사가 중단·연기되면서 업계도 타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삼천리이에스(대표 하찬호)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200% 이상 껑충 뛰었다.

업체들 가운데 센추리, 신성엔지니어링, 범양냉방 등 귀뚜라미 그룹의 계열사들의 매출액을 합치면 4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휴대용 가스연소기기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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