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최인영 기자] 지난 2018년 4월 13일 문을 연 넥쏘카페는 수소차 운전자를 포함해 충전소 운영자, 정부·지자체 관계자, 기업 전문인력, 특수목적법인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한 곳에 모여 활동하고 있는 수소차 커뮤니티다.

9월말 현재 누적가입자 1만7000여명, 하루 방문자수 평균 3000~4000명에 이르는 이 커뮤니티는 차량 인증샷과 차량용품 공동구매 같은 가벼운 활동뿐만 아니라 차량구매절차, 유지·관리 시 주의사항, 수소충전소 실시간 운영현황, 수소충전소 건설상황, 수소충전 품질평가, 정책 건의사항, 기술적 결함 등에 이르는 수많은 정보를 구성원들끼리 가감없이 공유하는 곳이다.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경기장 자율주행차로 운행되던 시승차 넥쏘를 본 운전자들이 하나둘씩 차량을 구입하기 시작하면서 커뮤니티를 통해 나누는 정보도 점차 늘어갔다. 수소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끌어 온 커뮤니티인 셈이다.

▲ 넥쏘카페에서 운영 중인 전국 수소충전소 현황

카페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호평을 받는 게시판은 바로 ‘수소충전소 라이브 현황’이다. 지금도 여전하지만 실시간 충전소 운영상황은 당시에는 더욱 절실한 정보였다. 차량운행의 필수 인프라인 수소충전소의 정상운영 여부조차 제대로 알 수 없던 시절 커뮤니티 운영자를 비롯한 지역장들은 충전소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자신들의 지역 소식을 회원들에게 전했다.

회원들은 “차량을 충전하려고 수소충전소까지 먼 길을 갔는데 막상 충전설비 고장으로 인해 차를 돌려야 할 때의 불편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면서 “급한 일정이 있어 자가용인 수소차를 몰고 나왔는데 충전대기 시간이 1~2시간에 이를 때면 난감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국내 수소차 보급대수는 9266대다. 하지만 수소충전소는 연구용 8기를 포함 47기를 준공했다. 현재 유지보수 중인 충전소를 제외하면 실제로 운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는 40곳에 불과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넥쏘 차량에 부착된 네비게이션 화면에 가까운 충전소를 안내하고 있지만 여전히 넥쏘카페의 실시간 충전소 운영상황은 구성원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얻고 있는 정보공유의 창이다.

한 회원은 “지난해 12월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이 수소차 이용자들의 편의향상을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이케어(H2Care)를 출시했지만 잦은 접속 지연 등으로 인해 실시간 정보제공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들 스스로 참여하고 나누는 수소충전소 실시간 현황 게시판이 오히려 더 정확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자신들의 정보를 대가없이 나누고 있는 이 카페는 업계 주요인사들도 참여하는 수소차 커뮤니티란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2018년 8월 현대자동차 마북환경기술연구소에 고객이 주는 감사패를 전달한 사연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기업이나 정부, 지자체도 아닌데 소비자가 직접 나서서 차량제조사에 감사패를 준 것은 이들이 최초이기 때문이다.

넥쏘카페 운영자와 회원 30여명은 지난 201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한 국내 차량제조사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직접 감사패를 제작, 연구소를 방문해 김세훈 연료전지개발실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카페 운영자인 정응재 매니저는 “우리 카페 회원들은 넥쏘 출고 당시 서울에 3~4대의 차량이 운행되던 시절부터 사비를 들여 자동차 용품을 만들고, 업체 20여 곳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디자인까지 제안할 만큼 열정이 넘쳤다”면서 “온라인으로 만나는 회원들이지만 이름, 거주지역 등 민감한 정보까지 모두 공개하는 실명제 카페라는 점도 다른 카페와는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 2019년 6월23일 창원지역에서 열린 정모활동 모습

 

편의성 전기차보다 높아

1회 충전으로 750㎞를 주행할 수 있는 준중형 SUV 넥쏘는 3~5분 이내의 짧은 충전시간으로 세계 최장의 주행거리를 구현하는 친환경 차량이다.

동급 내연기관 SUV 차량과 동등한 수준인 839ℓ(美자동차공학회 SAE기준)의 적재공간도 지니고 있다. 특히 물 이외에는 어떠한 오염원도 배출하지 않아 넥쏘 운전자들에게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고 있다.

게다가 전기차에는 없는 공기정화 기능도 지니고 있어 운전자들은 넥쏘를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도 부른다. 3단계 공기정화시스템을 통해 공기 중 유입된 초미세먼지를 99.9%까지 제거하는 이 수소차는 디젤차 2만대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성능을 지닌 셈이다. 이는 나무 60만 그루를 심은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효과다.

현대차는 수소탱크를 차량에 탑재하고 다니는 특성을 고려해 막연한 불안감을 낮추는 데에도 집중했다. 수소탱크 충격시험, 파열시험 등을 포함한 기존 충돌시험 항목에 수소밸브 부위 직접충돌, 후진 시 수소탱크 하부 타격시험, 화재 안전성 평가 등 악조건에서 수소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전방충돌 성능을 보강한 전방구조물과 수소탱크 보호를 위한 차체구조물 적용 등을 통해 충돌안전성도 높였다.

특히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는 충전기 1대만 있으면 3~5분 내 40~50대의 차량을 충전할 수 있어 소비자 편의성도 높은 차량이다. 넥쏘 운전자들은 향후 그린수소를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하게 된다면 가정에서도 수소차를 충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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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넥쏘카페 정응재 매니저

“충전인프라 확충된다면 더욱 각광받을 것”

수소에너지 발생하면서 최장 750㎞ 주행
PEMFC시스템으로 냉난방도 충분히 가동

▲ 넥쏘카페 운영자인 정응재 매니저가 자신의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퇴근길에 우연히 만난 투싼FCEV(당시 수소전기차)에 홀린 것을 시작으로 평창올림픽 시승차를 직접 타보게 되면서 수소차 넥쏘에 제대로 반해 버렸죠. 내연기관차부터 시작해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이어 수소차까지 운전하게 된 저는 순수한 열정으로 차를 타는 차마니아입니다”

지난 2018년 6월부터 현재까지 넥쏘로 8만7000㎞를 주행한 넥쏘카페의 운영자인 정응재 매니저(38). 당시 거주하던 과천시에는 수소차 구매보조금이 없었지만 그는 수소차에 대한 호기심으로 망설임없이 차량을 구입했다.

수소차를 충전 빠른 전기차로 표현한 그는 충전인프라만 갖춰진다면 미래세대에 각광받을 차는 수소차뿐이라 강조한다.

수소로 에너지를 발생시키면서 전기차의 높은 토크 등의 장점을 지닌 수소차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충전시간 대비 주행거리도 길어 앞으로가 더 주목되는 차량이라는 것이다.

정 매니저는 “수소차는 가솔린, 디젤 차량 등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면서 “2년3개월 간 넥쏘를 운전한 유경험자로서 연소과정이 없는 수소차는 일산화탄소(CO) 중독 등의 사고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주차장에서 시동을 켜고 잠들어도 안전한 차량이라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전국에 등록된 수소차는 9000여대에 이르는데 반해 정상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40여 곳에 불과한 점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라 지적했다.

또 수소가격의 정상화를 통해 충전소 운영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일도 고려해야 될 사항이라 덧붙였다.

그는 “차량 이용자가 가장 많은 서울의 경우 현재 정상운영하고 있는 수소충전소는 국회, 강동충전소 2곳에 불과해 전국에서 충전대기시간이 가장 긴 지역으로 꼽힌다”며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해오던 양재수소충전소는 지난해 12월 고장발생 후 아직까지 문을 열고 있지 않아 수소차 운전자들은 먼거리에 있는 국회, 강동 수소충전소로 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현재 국회충전소의 경우 하루 최대 120대의 수소차를 충전하고 있지만 대기시간만 평균 1시간, 최장 2시간에 이른다.

넥쏘를 ‘넥소’라 표현한 그는 “지난 2018년 수소차 구매 당시만 해도 아직 차량이 많지 않아 충전의 불편을 상대적으로 덜 느꼈다”며 “하지만 최근 넥쏘가 아닌 넥소를 운전할 때면 차를 타고 다닌다기 보다는 차를 모시고 여물을 먹이러 다니는 모양새란 느낌을 받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수소를 충전할 수 없어 기존의 내연기관차를 모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5분 이내의 짧은 시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왕복할 수 있는 연비를 지닌 넥쏘는 PEMFC 타입의 연료전지를 장착하고 있어 전기차와 달리 냉난방시스템을 충분히 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65℃에 이르는 폐열원은 히터와 전기 PCT보조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라 덧붙였다.

정응재 매니저는 또 “개인적으로 캠핑을 좋아하는데 캠핑 차량으로 넥쏘를 이용하면서 시동과 에어컨을 계속 켜두어도 주행에 문제가 없다”며 “차량에서 전기를 빼 쓰더라도 전기차보다 긴 거리를 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수소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제 멈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인 만큼 정부도 지속 가능한 수소생태계를 육성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는 그는 운전자를 위한 정책, 나아가 주민수용성 문제(NIMBY)와 충전인프라 확충 등 먼 미래를 내다보는 수소정책을 수립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넥쏘차량 배기구에서 나온 물로 키운 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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