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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현장을 가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민통선 마을)
폭우, 사람 눈높이까지 차올라…LPG용기 100여개나 유실

기사승인 [1449호] 2020.08.19  23: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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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사슬로 고정한 LPG용기는 무사 LPG 연결한 가스레인지 물에 잠겨
열관리시공협회 새벽부터 재능기부 귀뚜라미·경동나비엔도 무상서비스

   
▲ 귀뚜라미 직원들이 보일러부품을 수리하고 있다.
[가스신문=양인범 기자] 장마와 폭우가 지속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많은 수해가 발생했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도 수해를 피하지 못했다.
본지는 지난 13일 이길리를 직접 방문, 폭우로 인한 피해 규모와 열관리시공협회, 보일러제조사 등이 참여해 이뤄진 가스시설에 대한 수리 및 점검 등 봉사현장을 취재했다.

 

   
▲ LPG용기를 금속배관에 연결, 사용하는 주택의 경우 쇠사슬로 고정시켜 유실되지 않았다.

수마가 휩쓸고 간 마을

이길리로 통하는 도로는 한 개로 민통선 내에 있는 마을이기에 군인들이 초소를 둔 상태에서 검문하고 있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설 때 왼쪽에는 거대한 쓰레기 잔해더미가 보였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였지만,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마을 곳곳에는 죽은 가축이 널려 있어 악취가 진동했다고 한다.

키우던 소를 모두 잃어 분통이 터진다는 마을주민은 도와주러 찾아온 귀뚜라미 직원을 보고 소리를 칠 정도였다고 한다.

이날 도로에는 수마가 할퀴고 간 황토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된 모습이다. 이날 많은 외부인들이 마을에 들어와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몇몇 방송국이 취재를 위해 들어왔고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도움을 주고 있었다.

 

보일러제조사들의 서비스캠프

귀뚜라미 북부CS센터에서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길리에 와서 주민들의 보일러를 점검하고 부품을 수리하고 있었다. 흙탕물에 젖은 부품이라해도 씻어내고 말리면 80% 가까이 정상 작동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귀뚜라미 포천·철원 대리점의 최동은 대리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아침에 나와 저녁까지 주민들의 보일러를 고치고 있었다. 수리는 건조기를 통해 부품 하나하나를 말리는 것부터 재조립하는 일까지 다양했다.

최동은 대리는 “처음 이길리에 도착했을 때 철원군에서 가전제품 피해 상황을 조사해놓지 않아 직접 집계를 했다”면서 “이곳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 기름보일러나 심야전기보일러를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뿐만이 아니라 경동나비엔도 임시 서비스캠프를 차리고 보일러 수리에 여념이 없었다. 또 삼성전자, LG전자 등 여러 기업들이 마을에 들어와 가전제품을 수리하고 있었다.

   
▲ 직접 봉사를 나온 한국열관리시공협회 유정범 회장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

이길리는 지난 1996년과 1999년에도 큰 침수 피해를 입었고 그 이후 인근에 제방을 쌓았지만, 이번 역대급 폭우로 인해 한탄강의 100m가 넘는 둑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68가구, 주민 141명이 살고 있는 이길리의 마을주민들은 집단이주를 원하고 있었다.

마을주민 중 한 사람은 “마을 이장의 적절한 대처로 인해 주민들 중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과거 이 곳에 집을 지을 때도 국방부와 정부의 입김에 따라 살게 되었는데, 더 이상은 이런 물난리를 겪으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길리 주변을 살펴보면 산이 둘러싼 완전한 산속의 분지에 위치한 모습인데, 1979년 북한에서 관측되는 곳에 주택을 지으라는 정부의 전략촌 정책에 따라 조성됐다.

이 때문에 사실상 하천보다 낮은 지대에 지어졌기에, 입주 때부터 주민들이 수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는 군과 협의해 주민들을 이주시킬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고, 마을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도 마을 이전에 공감하는 발언을 했다.

한편 이길리 주민들은 현재 취사가 힘들다는 점을 하소연했다. LPG를 이용해 가스레인지를 사용해야 하는데 가스레인지가 침수돼 쓸 수 없는 집들이 많았다. 열관리시공협회는 씽크대가 부서지지 않은 집들의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수해줬다.

마을 내에는 푸세식 화장실 물이 넘치면서 퍼진 오물로 인해 냄새를 없애기 위해 마사토를 뿌리고 있었다.

 

한국열관리시공협회의 봉사

한국열관리시공협회(회장 유정범)는 새벽부터 철원에 모여 70여명의 강원지역 회원들이 함께 이길리에 도착해 가스시설과 보일러, 가스기기 등의 수리와 점검에 구슬땀을 흘렸다.

20~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협회 회원들은 능숙하게 각 가정의 설비들을 수리했다.

열관리시공협회 유정범 회장은 “이길리의 70여 세대의 전기, 기름, 화목보일러 등의 보수를 거의 마쳤다”며 “오늘 이 지역 보수를 하고 나면 다른 지역에서도 무료봉사할 예정”이라 말했다.

이길리는 기름보일러를 주로 쓰지만 집집마다 LPG용기를 2~3개씩 두고 사용하고 있었다. LPG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기 위해서 쓰고 있었다.

마을을 덮친 물이 성인남자 머리 높이까지 차는 바람에 바닥이 완전히 젖어 바닥의 장판을 걷어내고 바닥의 배관도 뜯어낸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70여 세대가 쓰던 100여개가 넘는 LPG용기가 유실돼 떠내려간 상태였다.

유정범 회장은 “LPG용기를 금속배관으로 연결, 쇠사슬로 고정시킨 주택은 이번 수해에도 유실되지 않았지만, 고무호스만 연결해 사용한 주택은 LPG용기가 대부분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열관리시공협회는 이곳에서의 봉사를 협회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하면서 무료봉사했다. 협회는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남 구례에서도 회원들이 함께 무료봉사를 하고 있다.

유정범 회장은 내일은 전남 구례로 가서 일손을 거들 계획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취재를 하는 가운데에서도 마을에는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금은 상상도 하기 힘들지만 주민들은 물이 사람 눈높이에서 순식간에 들이닥치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이길리와 같은 저지대는 하천 제방의 관리가 절실했는데, 결국 제방이 무너졌으니 국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가스업계 종사자들은 모든 가스시설을 설치할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하겠다.

양인범 기자 ibyang@gasnews.com

<저작권자 © 한국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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