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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보이지 않는 위험에 노출된 가스산업

기사승인 [1444호] 2020.07.08  10: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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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대 지구환경과학과 이철우 교수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에너지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경제활동의 위축, 특히 이동제한에 따른 내연기관 연료의 소비감소는 각국의 원유비축량 증대와 OPEC산유국의 자발적인 감산에도 불구하고 원유시장의 불안정성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에너지 시장의 단기적인 불확실성에 중심을 잃지 않고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기의 변동추세를 통해 에너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위험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주에 발표된 BP의 ‘2020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20)’의 주요 통계를 짚어 보고 수소경제에 대비하면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위험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2019년의 전세계 에너지 소비증가는 2018년 증가율(2.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에 그쳤다. 중국을 비롯한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에너지 소비증가를 견인했으나 미국(–1.0%)과 독일(-2.2%)의 에너지 소비는 감소했다. 작년에 증가한 에너지소비의 3/4은 신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의 소비증가로 메꾸어졌다. 2019년은 전세계 원유 1일 소비량이 1억 배럴을 넘은 첫 번째 해가 되었다. 이란(-130만 b/d), 베네주엘라(-56만 b/d), 사우디아라비아(-43만 b/d)의 대규모 감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생산증가(170만 b/d)로 전세계 원유생산량 감소는 6만 b/d에 그쳤다. 천연가스의 소비증가는 2018년의 5.3%에 비해 낮은 2%에 불과했으나 전체 1차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2%로 역사상 가장 높았다. 전년도 천연가스 생산 증가량(132 bcm)의 2/3는 미국(85 bcm)이 생산했으며 호주(23 bcm)와 중국(16 bcm)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은 LNG생산에서도 19bcm을 증산하여 14 bcm을 증산한 러시아를 앞섰다. 증산된 LNG 가운데 상당량(49 bcm)이 유럽시장으로 수출되었으며, 천연가스의 지역간 교역량은 10년 평균증가율 보다 높은 4.9% 증가하였는데 이는 54 bcm 증가한 LNG교역량 증가(12.7%)에 기인한다. 석탄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27%를 차지하여 최근 16년간 가장 낮은 비중으로 떨어졌다. 석탄소비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증가하였으나 미국과 독일에서 현저하게 줄어든 탓에 OECD국가의 석탄소비량은 BP가 에너지 통계자료를 수집정리하기 시작한 1965년이래로 가장 낮았다. 신재생에너지는 풍력발전의 눈부신 증가에 힘입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하였으나 전세계 1차에너지원 가운데 겨우 5%를 차지하며 수력발전을 포함할 경우 그 비중은 11.4%에 이른다. 1차에너지원의 구성비율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신재생에너지 비중(5.0%; 수력제외)이 처음으로 원자력(4.3%)을 초과하였고 석탄발전 비중이 1.5%낮아 졌어도 여전히 27%(전체 발전량의 36.4%를 석탄으로 생산)를 차지한다.

 이상에서 간략히 짚어본 바와 같이 2019년 전세계 에너지 수급 추세를 보면 여전히 화석연료(84.3%)가 1차에너지원의 중추이며, 천연가스의 소비증가와 함께 LNG의 교역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기에너지의 생산이 친환경화 다양화 되고 있다. 아울러 BP는, 현재의 에너지 효율향상 기술과 저탄소 에너지 생산소비 기술을 적절한 규모와 속도로 발전시키고 전파시켜 2050년에 탄소배출제로의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공표하였다. 이것이 에너지전환기의 실제모습이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저탄소사회를 지향하여 BP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온실가스 저감과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의 안정적인 공급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에너지 수급은 기본적으로 인프라에 종속되어 있으며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며 그 투자금의 회수에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이 점을 간과한 에너지 대책은 보이지 않는 위험을 떠안는 셈이다.

최근에 수소에너지 시스템이 우리 경제의 화두가 되었다. 수소에너지라고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수소는 에너지원이라기보다는 에너지 운반체다. 곧,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1차에너지원이 필요하다. 그 1차에너지원이 신재생에너지일 경우 바람직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신재생 에너지자원이 빈약하여 비용과 규모측면에서 경제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 당연히 화석연료 특히 천연가스 개질이나 원자력을 활용한 경제성 있는 수소 생산이 주요 정책과제가 되어야 한다. 수소자동차나 가정용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을 위한 수소의 운송과 안전도 중요하지만 수소 생산의 경제성과 안정적인 수소생산을 뒷받침하는 1차 에너지원의 확보야말로 수소에너지시스템 전환의 필수요소다.

에너지 변환에 따른 효율저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 만큼 에너지 효율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수소에너지 시스템 확충에 따른 공해 저감,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 효율향상 측면의 편익비용을 따져 봐야 한다. 아울러 수소에너지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중앙집중식 전원공급시스템에서 분산시스템을 지향하고 전기와 열에너지의 통합관리를 지향하므로 새로운 에너지 관리목표를 설정할 필요도 분명하다. 곧, 수소생산을 위한 1차에너지원의 확보,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가스산업의 발전산업 진입장벽 제거, 수소에너지 활용에 따른 에너지효율 저감과 대기오염 저감 혜택간의 비용부담을 전제로 한 사회적 합의 등을 염두에 두지 않는 에너지시스템 구축노력은 장기적으로 또 다른 사회적 갈등과 에너지산업의 부실을 낳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수소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단순히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정책이라면 에너지산업 특히 가스산업은 보이지 않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가스신문 kgnp@ga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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