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정부도 LPG-LNG 간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판매사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참담합니다. 도시가스의 무분별한 확장세에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있으며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에는 제주도 내 약 2만 세대에 도시가스 공급이 시작되었고, 경상남도는 내년까지 1602억원을 투입해 4만5000가구에 도시가스를 보급할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각 지자체별로 무분별한 도시가스 보급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 김임용 회장(65)은 지난 4월 24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3선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그 어느때보다 어깨가 무겁다며 도시가스에 맞서 LPG사업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LPG에서 도시가스로 연료 전환 시, 가스사용시설 전환에 따른 손실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건의 중이다. 그는 현행법에 따라 LPG배관망공급사업자, 전기사업자 등은 사업 수행을 위해 다른 자의 토지를 사용하여 발생한 손실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돼 있다며 이러한 유사입법 사례를 참조하여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건의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LPG판매사업자들은 예상보다 군단위, 마을단위 LPG배관망 사업이 확대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먼저 도시가스처럼 LPG용기에서 배관망으로 전환 시 무단 철거 및 막음조치 미비로 인한 가스사고를 방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스사용시설 전환에 따른 안전조치 확인서를 현장에서 받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철거비 등을 명문화하여 영업권을 빼앗긴 LPG판매사업자가 적절한 보상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임용 회장은 과거 충전사업자들이 배송센터 도입을 원했지만 어느덧 판매사업자들이 대형화에 더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LPG를 공급받는 가구는 약 430만 세대로, 10년 동안 무려 약 270만세대가 LPG에서 도시가스 등으로 전환했다는 것. 앞으로도 정부는 도시가스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라서 향후 LPG수요 감소에 대비하여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현실에 바로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기술위원회에서는 LPG판매업 대형·집단화를 통한 원가절감을 주제로 연구를 추진 및 일본의 LPG유통사례를 분석 중이며 적용 가능 사례도 모색할 계획이다.

“업계의 절실한 요청에도 불구 도시가스와 LPG배관망사업은 나날이 확대되며 LPG사업자들은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피해를 입은 사업자들이 적정한 보상을 받고, 방치된 LPG용기 회수를 촉진하여 가스사고 예방에 기여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업계가 요구해온 LPG용기판매업 준공영제 도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김 회장은 LPG판매업이 지난해 11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5년간 지정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사업자들의 염원이 담긴 업계 발전방향 및 보상방안을 정책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과 관련하여 동반성장위원회는 연구용역을 통해 업종별 생계형 적합업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도출했다. 앞으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육성정책으로 업계의 중장기적 경쟁력이 강화되도록 할 계획을 소개했다. 또한 벌크판매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대기업(수입·정유사)의 소매업 진출과 관련된 중소기업의 피해 사례가 확보 되는대로 다시 추진할 계획이며 이와 동시에 수입·정유사의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상생협약’과 같은 대중소 상생협력모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지난 임기 8년 간 중앙회의 역량이 크게 높아진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새롭게 집행부를 출범하면서 기존의 공제위원회, 공동구매위원회 등과 함께 정보화사업위원회, LPG배관망대책위원회 등도 활성화하여 업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합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기술위원회와 벌크위원회는 더 많은 사업자분들과의 교류를 촉진하고 위원회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LPG판매사업자분들이 업계 동향을 이해하고 결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강원협회 건과 관련 이번 정기총회 제5호 의안으로 강원협회를 해산, 중앙회 등기부등본의 분사무소를 삭제하고 강원협회에 대한 모든 권한 업무를 강원조합으로 위임·위탁하기로 의결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루 속히 강원조합을 정상화하여 강원도 사업자분들의 혼란과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할 방침이다.

김임용 회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원격검침시스템 구축사업, 소형저장탱크보급사업 등의 각종 사업을 내실화하여 예산확보의 기틀을 다질 계획이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으로 올해 업종별 경쟁력 강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바 이를 바탕으로 정부부처 및 지자체에서 다양한 사업을 위탁받을 수 있는 방법도 찾는다.

“우리 중앙회는 공제사업을 통해 각 지방협회(조합)와 함께 사고발생 시 발생하는 모든 민원사항을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해결하고 있으며 단체가입할인이 적용되어 저렴한 공제료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중앙회를 통한 공제가입을 부탁드리며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제사업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지난 임기 동안 이룩한 다양한 성과 중에 가장 보람됐던 일과 에피소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작년 업계를 뒤흔들었던 LPG판매업의 권역판매제 폐지에 맞서 성과를 거둔 것 입니다. 허가권역 내에서 LPG를 판매하는 건 안전공급 및 유통체계 안정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써, 하마터면 업계에 큰 혼란을 초래했을 것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소상공인연합회의 협조 속에서 다방면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업계의견이 반영되어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LPG사업자들은 가스잔량 발신기, 계량기 검침 등을 설치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다만 다양한 발신기업체가 약 6곳이 존재하면서 시스템의 표준화 작업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임용 회장은 해결방안을 고심 중이다. 발신기업체 간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중앙회에서는 원격검침시스템 보급사업을 추진하면서 표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향후 정보화사업위원회 등을 통해 이를 달성하도록 협의하여 사업자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시다시피 LPG산업은 결국 정부의 정책으로 흥망성쇠가 갈리는 경향이 큽니다. 대 정부 활동이 중요한 이유이지요. 2018년 중앙회는 도시가스 보급확대에 따른 LPG판매업 지원대책 마련을 건의하여 산업부와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토론회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정부의 LPG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이 마련되도록 노력한 바 있습니다. LPG판매업 공급범위 확대 등 정부의 LPG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이 구체화되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기회로 업종별 경쟁력 강화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LPG판매업의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하겠습니다.”

김 회장은 LPG관련 사업자들은 수입사, 충전업계, 재검사, 제조사를 비롯해 배관망사업까지 추가되면서 각자의 입장이 대립하는 경향도 있다며 아쉬움도 토로했다.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부분도 있지만 상생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상호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소형LPG저장탱크 보급사업(사회복지시설, 원격검침시스템)을 중앙회와 LPG산업협회가 컨소시엄을 구성, 공동 주관기관으로서 수행하는 사례를 들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LPG화물차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소상공인연합회, 대한LPG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관련 단체와 협력해나감으로써 LPG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LPG판매업계의 위상을 높이자고 그는 제안했다.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전국의 대의원을 비롯한 LPG판매업 종사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LPG판매업계 내 여러 난관이 끊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연임해 막중한 사명감을 갖게 됩니다. 이번 선거가 치열했던 이유도 이러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은 4년의 임기동안 전국 4500여 LPG판매사업자를 대변하여 우리 업계가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밝힙니다.”

코로나19로 중앙회 정기총회가 두 차례 연기되고 유례없이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러졌는데 다수의 대의원들이 현장에 참석해 투표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는 김임용 회장은 좋은 결실로 보답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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