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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매년 늘어나는 지진, 가스배관은 안전한가
2003년 내진설계 도입…미적용 매설배관 21,776km 규모

기사승인 [1422호] 2020.01.23  09: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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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가스안전공사 이주성 재난관리처장

   
▲ 지진으로 건물 외벽이 붕괴되면서 주차돼 있던 차량이 크게 파손됐다.(2017년 포항 지진)
   
▲ 이주성 재난관리처장한국가스안전공사

2016년 경주·2017년 포항 
지진규모 5.0 이상 발생

2016년 9월 12일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5.8로서 인명피해 23명, 재산 약 102억원의 피해를 발생시켰으며, 이듬해인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정부 연구단의 발표에 의해 비록 지열발전에 따른 촉발지진으로 밝혀졌지만, 규모 5.4로서 인명피해 92명, 재산피해 700억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이 초래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국민적 불안감이 증대되고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시설물의 내진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1987년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도시가스가 보급되었으며, 현재는 전국적으로 가스배관 총 45,941km가 매설되어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인구밀집지역일수록 도시가스 공급이 일찍 보급되어 가스배관은 상대적으로 노후화 되고, 잇따른 지진으로 도심지에 집중된 가스배관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현행 기준보다 높은 내진성능확인 통해 안전성 확보
도시가스배관의 내진설계 기준은 2003년 12월 31일에 도입됐다. 기준 도입 이전에 설치된 배관은 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고 필요시 내진보강을 실시하는 등 선제적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가스시설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와 도시가스사는 내진설계 기준이 도입되기 이전에 설치된 매설 가스배관 21,776km에 대하여 2018년 7월부터 약 1년 동안 내진성능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여 향후 지진 취약구간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매설배관의 내진성능확인은 도시가스사의 가스배관망 전산 관리시스템(GIS)을 이용하여 내진 미적용 설치 가스배관의 현황, 위치 등을 확인하고, 내진성능확인을 위한 평가 구역을 총 1,249개로 구분함으로서 자료수집이 이루어진다. 그에 따라 한 구역당 5~6개의 지반자료를 수집하고, 지진에 가장 취약한 지반을 선정하여 평가에 적용하였다.
또한, 도시가스배관의 내진등급은 설계압력에 따라, 내진Ⅰ·Ⅱ등급으로 구분하고 있으나 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모든 매설배관에 내진Ⅰ등급을 적용하여 평가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내진설계 도입 이전에 설치된 도시가스배관의 내진성능은 100% 만족하였으며 내진성능이 우수한 재질인 강관, PE관(폴리에틸렌관)을 사용하여 적합한 접합방법(용접, 융착)으로 시공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땅 속에 묻히는 매설배관은 배관주변의 지반성질이 지진 안전성 확인을 위한 주요 변수가 된다.
오랜 기간 축적된 퇴적층 밑의 단단한 암석을 기반암이라고 하는데, 국내 지반의 기반암까지의 깊이는 보통 20~30m로 얕은 편이다. 또한, 땅 속에 매설된 배관은 지진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파동 중 표면파(R파)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어있다.
정리해보면 기반암까지의 깊이가 얕으면 지진 표면파동이 작아지고 기반암까지의 깊이가 깊을수록 지진 표면파동이 커져서 지진에 취약한 지반이 된다. 기반암까지의 깊이, 지층의 상태, 단단한 정도는 시추조사 및 표준관입시험을 통해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반암까지의 깊이가 깊고 연약한 지반일수록 내진성능이 저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인천 해안, 금강하구, 광양만, 낙동강 하구 등이 대표적인 연약지반 분포지역이며 국토교통부 ‘국토지반정보포털시스템’, ‘서울시 지반정보 통합 시스템’ 등을 활용하여 기존의 지반자료를 수집하고 가장 취약한 지반의 선정 및 영향도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외 배관의 매설심도도 지진 안전성 확인의 중요한 변수이다. 매설심도가 깊을수록 지반이 배관을 구속하는 힘이 증가되고 이에 따라 지진 발생시 지반의 움직임에 따라 배관표면으로 전달되는 마찰력이 커져 배관에 손상이 생길 위험도 증가한다.
위에서 언급한 기반암까지 깊이, 매설심도는 배관 설치환경에 따른 조건으로 지진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인위적으로 변경이 힘든 부분이다. 그렇다면 지진 안전성 확보를 위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PE배관 지진 안전성 높아, 활용방안 검토돼야
우리나라는 도시가스 매설배관으로 강관과 PE관을 사용한다. 강관은 관경이 클수록 외부하중에 저항하는 능력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지진에 따른 지반의 움직임에 소구경 관보다 대구경 관이 잘 버티고 움직임도 작게 발생한다. 당연한 상식처럼 보이지만 배관의 관경과 배관의 두께비(t/D)를 생각해보면 그 상식은 결코 맞지 않다. 다시 말하면 배관의 관경이 커지는 비율만큼 배관의 두께도 증가해야 하는데 배관의 관경이 커지는 비율보다 배관의 두께가 커지는 비율이 작아지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대구경 배관의 국부적 변형에 따라 배관의 허용변형률이 감소하게 되는 문제로서 강관의 사이즈가 클수록 배관의 저항성능은 커지지만 배관의 허용치도 낮아지기 때문에 더 불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대구경 관의 두께를 증가시켜 강성이 큰 배관의 사용이 검토되어야 한다.
한편, PE관은 밀도나 강도는 타 배관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연신율이 상당히 높아 일정 이상의 하중이 가해지더라도 파괴가 되지 않고 계속 늘어나는 소성변형을 일으킨다. 이러한 재료의 특성은 지진 저항성을 높여주는 요소가 되며 가장 불리한 지반 조건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안전성을 나타낸다. 실제 평가시에도 설계기준 대비 최대 견딜 수 있는 안전율이 2.5이상(2.5배의 강도를 견딜 수 있는) 확보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일본의 경우, 1995년 고베지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PE관의 지진 안전성을 확인하였고 당시 피해가 많았던 주철관 등을 PE관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관련기준에 따라 사용압력에 따른 배관 재질이 결정되어야 하지만, 저압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PE관은 지진에 대한 추가적인 안전성 검증을 통해 내진설계 조건 등을 완화하고 사용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도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기반암까지의 깊이, 매설심도, 배관의 규격과 같은 국내 지반환경, 배관설치 관련 규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내진설계 미적용 배관에 대한 안전성 확인 결과, 가스배관 총 45,941km(내진설계 24,165km, 미설계 21,776km)는 지진으로부터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만, 매설배관의 관리부실에 따른 부식, 손상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철저한 유지관리를 통해 안전을 지켜 나가야 한다.

지진 안전성 향상 추진단 통해 내진업무 고도화 추진
가스안전공사는 매설배관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가스시설 지진 안전성 향상을 위해 지난 2017년부터 가스시설 내진기준 정비, 저장탱크의 내진성능확인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 내진설계 공통기준’을 가스기술기준(KGS CODE)에 반영하고, 내진대상 확대, 기준 상향등을 통해 가스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지진 안전성을 강화하였으며 내진설계 및 성능확인 업무 지침 등을 마련하여 실무단계에 활용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가스저장시설에 해당하는 탱크에 대한 성능확인을 2021년까지 실시하고 향후 사업자 신청에 의한 기술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울산의 경우 지자체, 공사, 가스사업자로 구성된 ‘국가 산업단지 가스시설 지진 안전성 향상 추진단’을 운영하여 선제적인 안전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방중심 재난재해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가스시설 지진 안전성 향상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였다. 경주·포항지진 이후 지진 발생빈도가 감소세로 전환되었지만 소규모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피해예방 및 후속조치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며 지진 환경변화에 따른 내진업무를 고도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가스시설 구조안전 전담조직 및 내진업무 전문화를 통한 미래역량강화, 기존 설치된 시설에 대한 성능확인 체계화 및 소규모시설 내진설계 표준도면 마련 등 예방중심 안전관리, 내진기술 향상을 위한 교육 내실화 및 업무 가이드북 개발 등 내진기술 선진화 등이 있다.
경주·포항지진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국민적 불안감이 증대하고 있어 지진에 대한 근원적인 대응과 효율적인 지진종합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스시설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가스안전공사와 사업자도 이를 인식하여 가스시설의 특성에 맞는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지진대책을 마련하여 가스배관 및 시설의 내진성능확인을 통해 지진재난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설계단계부터 시설물의 생애 전주기적 안전관리를 통해 사고 예방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가스사업자의 내진보강 기술지원 활성화를 통해 상생협력 방안을 만들어가야겠다.

가스신문 kgnp@gasnews.com

<저작권자 © 한국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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