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정두현 기자] 콘덴싱보일러 설치보조금 추경예산 확대와 내년도 설치의무화를 앞두고 가정용 가스보일러 교체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당장 올해만 해도 콘덴싱보일러 35만여 대를 교체할 수 있는 예산 집행이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이에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내수 정체기를 맞고 있는 보일러업계에선 올 하반기 교체시장 공략 여부가 핵심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일러 연간 내수규모는 신규·교체 수요를 포함해 130만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현재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 대성쎌틱에너시스, 롯데 E&M(前 롯데기공), 알토엔대우 등 6개사가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경합을 펼치고 있지만 업계는 하나 같이 가스보일러 사업에서 좀처럼 반등을 모색할만한 모멘텀을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포화상태에 들어섰다. 제조기술 상향평준화로 제품 수명은 늘어난 반면, 신규주택 공급물량은 꾸준히 줄었기 때문이다. 또 가스보일러 부품 및 부자재 물가 상승으로 제조단가는 올랐지만 판매 대수는 최근 5년간 120~130만대 선에서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게다가 고착화된 교체수요를 두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제조사들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의 평균 보일러판매 수익률은 5% 미만인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경동나비엔의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전년(477억원) 대비 14.4% 감소했다. 귀뚜라미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306억원으로 전년(340억원)보다 10% 줄었다. 린나이와 대성쎌틱도 각각 89.6%, 22.5%씩 감소해 업계 전체가 수익성 저조를 보였다.

때문에 콘덴싱보일러 의무화와 함께 올해 콘덴싱보일러 설치지원 예산이 추경된 데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3월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신축건물(개별난방)에 대해 콘덴싱보일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그간 콘덴싱보일러의 보급률은 30% 안팎에 불과했으나 올해부터 콘덴싱보일러 대당 보조금이 20만원으로 확대됐고 지원대상도 확대돼 올해 콘덴싱보일러 보급률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환경부·지자체 추경예산이 확보되면서 올 하반기 보일러사들의 사업실적이 주목된다. 올해 본예산(24억원)에서 336억원의 추경예산 반영으로 지원금 규모가 본 예산의 20배 가량 증액되면서 콘덴싱보일러 보급사업이 확대된 점은 보일러업계엔 둘도 없는 기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일러 제품수명이 10년 안팎인데다 콘덴싱 설치가 제한되는 주거지가 많아 단기적으로 대규모 콘덴싱 교체수요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올해 교체시장 황금기를 맞아 보일러사들의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홍보와 영업에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일러업계 한 관계자는 “가을 시즌이 다가오면서 보일러업체들은 성수기 판매할 물량 확보와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정부의 콘덴싱보일러 교체 지원사업과 발맞춰 가정 보급을 확대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규모의 예산이 지원되는 올해 확실하게 콘덴싱보일러의 필요성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고 실적을 내야 내년에도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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