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기점으로 매년 20% 이상 감소
시장 어렵지만 다양한 전략으로 극복해야

비파괴검사(NDT)란

비파괴검사(NDT : Non Destructive Testing)는 ‘물리적 현상의 원리를 이용하여 검사할 대상물을 손상시키지 아니하고, 그 대상물에 존재하는 불완전성을 조사‧판단하는 기술적 행위(비파괴검사기술 진흥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로 정의되며, 방사선, 초음파 등의 물리적 원리를 이용해 검사 대상물을 파괴하지 않고 내부 구조 및 결함의 유무, 상태 등을 검사한다.

비파괴검사의 주된 목적은 검사대상물의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있으며 제조기술을 개선하고 원가 절감에도 기여한다. 따라서 비파괴검사는 국내에서 원자력을 비롯해 발전, 석유, 가스, 조선, 중공업 등 국내 다양한 산업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 비파괴검사를 수행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비파괴검사업을 등록한 업체는 총 187개에 달한다.

필자는 지난 13년간 한국비파괴검사협회에 재직하며 국내‧외 비파괴검사 분야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실태조사를 꾸준히 수행하고 있는데, 최근과 같이 국내 비파괴검사 분야에 대한 전망을 명확히 제시하기 어려운 시기는 지금까지 없었다. 그 이유는 글로벌 경제 불황의 여파가 국내 산업 분야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비파괴검사 분야도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는 지표로 국내 비파괴검사 시장의 규모가 매년 10% 가까이 지속 성장을 해왔고 2015년에는 전체 시장 규모가 약 5천억 원을 상회하였다. 이후 2015년을 기점으로 전체 시장 규모가 매년 20% 이상 지속 감소하고 있고 2017년에는 약 4천억 원 수준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대략 전체 시장규모가 약 10년 전 수준으로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방사선 안전규제는 업계에 걸림돌

그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국내 비파괴검사 시장에서 30% 이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 중공업 분야의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중공업 분야는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 등을 감안해 해양플랜트 분야로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다가 저가 수주,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지금까지도 매우 심각하게 겪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중공업 분야의 침체는 국내 비파괴검사 시장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향후 2~3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상황에 방사선 비파괴검사(RT : Radiographic Testing)가 약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비파괴검사 시장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정부의 방사선안전규제 또한 국내 비파괴검사 업체에게는 매우 힘든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위상배열 초음파기술(PAUT : Phased Array Ultrasonic Testing) 역시 법률적,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아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Modor inteligence 자료에 따르면 세계 비파괴검사 시장은 2019년을 기준으로 약 160억 달러 이상의 규모로 파악되고 있고 2023년까지 약 6.7%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2022년에는 약 200억달러 이상의 시장 가치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비파괴검사 시장을 최종 소비자별로 구분하면 주로 석유 및 가스 시장(약 40%)과 항공우주 부문(약 18%)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비파괴검사 시장은 원유 가격 변동에 심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낮은 원유 가격은 비파괴검사 시장에 진출해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리고 낮은 원유 가격은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에 있는 국가들 특히 중국, 인도, 한국과 같은 국가들에게 많은 이득을 주었다. 낮은 원유 가격은 많은 비산유국들이 석유를 수입해서 자국 내 정유 부문으로 돌릴 수 있도록 했는데 지난 3년간 이 국가들은 세계에서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상위 국가들이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고, 세계적인 원유 공급과잉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결정은 2017년에 원유 가격을 상승시켰다. 2018년부터는 원유 생산 감축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석유 및 가스 부문이 다시 상승하고 향후 비파괴검사 시장에 다시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개발도상국 안전인식 높아져

낮은 석유 가격과는 별개로, 비파괴검사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숙련된 기술자의 부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 증가하는 장비 비용, 최종 소비자의 인식 부족은 비파괴검사 시장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또한, 비파괴검사 시장의 기술 진보는 비파괴검사 기술자들이 그간의 관행에서 최신 기법을 따라가는데 있어 이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실제로 숙련된 기술자의 극심한 부족이 캐나다, 미국, 중동, 아시아와 같은 일부 지역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항공우주산업에 발생한 대규모 투자 증가는 비파괴검사 기술자들의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비파괴검사 기업들은 공급과 수요의 이상 현상으로 인해, 인증된 전문가들을 구하는 데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에 많은 인증단체들과 훈련기관들이 생겨났지만, 비파괴검사 분야는 다수의 아시아 국가들에서 매력이 없는 직업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들로부터 비파괴검사 전문가들의 확산이 증가함에 따라, 중동의 상황은 다소 호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자들의 일부는 적절한 훈련 부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에서 높아지고 있는 안전에 대한 인식 그리고 비파괴검사 전문가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투자 증가로 인해 향후 비파괴검사 시장이 노동력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비파괴검사는 다양한 최신 기법 적용

아시아 태평양과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의 시행은 진보된 통합형 휴대용 검사장치의 필요성 증가와 함께, 비파괴검사 시장의 장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파괴검사는 시스템이나 부품의 서비스 가능성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자재, 구성품, 조립품에 이상이나 불연속이 없는지를 검사, 시험 및 평가하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APAC 내 개발도상국들에 있는 많은 국내 및 국제 전력기업들은 해당 지역에 풍력 에너지 설치를 급속히 확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비파괴검사 시장을 상당히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는 기술 혁신과 현대화가 비파괴검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비파괴검사 분야와 해외 비파괴검사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국내 비파괴검사의 경우 용접부 검사가 약 8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특정 검사 방법에 대한 의존성이 큰 반면, 해외의 경우 항공우주 부문과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도 비파괴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비파괴검사는 복잡한 상황에서 결함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최신 기법을 적용하고 있는 추세와도 연계되는 측면이 있다.

 

여러 조건 불리하지만 노력은 계속해야

그러나 국내 비파괴검사 시장의 경우 쉽게 잘 변화하지 않는 특성과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업체가 중소기업으로 대표적인 선도 기업이 없고 장기간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경영환경은 투자를 확대하지 못하게 하며 기술자의 작업 여건 또한 쉽사리 개선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비파괴검사 시장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존의 기술을 고집하게 하며 장기적으로는 비파괴검사 시장의 미래에도 한계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마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검사할 대상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 주도로 법률 등 제도적인 문제점의 개선도 반드시 병행 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일본의 경우 콘크리트 비파괴검사가 제도적으로 정착되면서 지진으로 인한 사회적 요구에 대처하는 한편 많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정지와 관련해 수요 감소에 따르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현재 국내 비파괴검사 시장의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파괴검사가 국가 산업발전에 필수적인 기술인만큼 비파괴검사 시장의 성장 또한 필연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번의 위기를 계기로 취약한 기술 분야를 개선하고 보다 경쟁력 있는 분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 지듯 국내 비파괴검사 분야 또한 반드시 그러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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