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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기획연재] 고압가스업계 바른 길로 가고 있나
하부시장 발전위한 메이커의 관심 절실

기사승인 [1387호] 2019.04.25  2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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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스는 제조현장 생명줄
정부 수급대책 동참해야
상품은 끊임없이 내놓고
신의를 목숨처럼 지켜야

   
 

본지가 창간된 1989년 고압가스판매사업자들의 단체인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가 설립된 것을 매우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협회는 10년 이상 전혀 활동하지 않아 그 이름마저 생소해진 실정이다. 국내 고압가스판매단계의 시장규모가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그동안 산업특수가스제조분야, 고압가스충전 및 의료용가스분야 등의 단체들이 속속 등장, 활발한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1993년 본지가 집계한 국내 고압가스메이커 4개사의 매출액 총액이 1200억원인데 반해 지난해 고압가스메이커들이 올린 매출액은 무려 2조원을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불과 15년 새 20배 이상 신장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산소, 질소, 아르곤 등 기존 에어가스 외에 수소, 탄산 그리고 반도체용 특수가스까지 포함한 산업특수가스시장은 무려 30배 이상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국내 고압가스시장은 하부단계로 내려갈수록 허약한 체질을 보이는 등 가분수의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본지는 이처럼 기형적으로 성장해온 고압가스시장을 전문가들의 견해와 함께 진단하고 그 해결책에 대해 총 4회에 걸쳐 기획연재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양극화로 치닫는 고압가스유통단계

2. 현실과 동떨어진 고법 개선할 것은

3. 지나친 저자세 영업으론 발전 없다

4. 과거의 앙금 털어내고 미래로 가자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지난해 고압가스메이커들은 플랜트 정기보수 등으로 인해 질소가 부족하니 원활하게 공급해 줄 수 없다는 통보해왔습니다. 그동안 가스를 판매하면서 큰 이익을 올려 온 고압가스메이커들도 가스를 차질 없이 공급하고자 하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가스가 있으면 팔고 부족하면 팔 수 없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가 아닌가요. 지난해 여름에는 질소를 구하지 못해 잠을 설친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수도권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가 지난해 여름 내내 질소의 수급 대란을 겪으며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원망 섞인 하소연을 하고 있다.

이 사업자는 국내 대부분의 고압가스메이커들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제조사를 대상으로 기체질소를 대량으로 공급하다 보니 영양가(?)가 없다고 판단한 고압가스유통시장을 터부시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와 달리 고압가스업계 일각에서는 “메이커들이 수익이 많이 나는 곳부터 공급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느냐”며 다른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고압용기 및 초저온용기를 통해 소량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충전소와 판매소 같은 하부유통단계의 고충이 컸고, 고압가스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제조업체들도 국가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하므로 메이커들이 의무감을 갖고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고 있다.

고압가스는 거의 모든 제조업종에서 사용하고 있으므로 산업활동의 생명줄로 비유되고 있다.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헬륨, 수소 등의 일반고압가스 외에 의료용가스, 식음료용가스, 반도체용 특수가스 등 용도별로 수많은 종류의 고압가스가 부족하면 국가경제에 큰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산업용가스의 수급 전선에 이상이 생겨 제조업체들마다 생산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고압가스의 수급을 관리할 부서조차 없는 것 또한 큰 문젯거리로 꼽히고 있다.

사실 국내에서 공기분리장치(ASU)를 통해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의 에어가스를 제조, 공급하는 메이커들은 대부분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다국적기업들이다. 이밖에 몇몇 메이커들은 국내의 사모펀드 등 거대 자본가들이 점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메이커들은 자사의 이익만 추구하고 국내 산업용가스시장에 깊은 애착을 갖고 상생하는 등 하부유통시장에 무관심한 것 같다고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사업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고압가스메이커들은 반도체, 석유화학사, 철강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가스를 공급함으로써 높은 이익을 올리며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압가스충전•판매 등 하부유통단계의 사업자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열악한 경쟁환경 속에서 적정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포스코의 잉여가스가 유통시장에 다량으로 유입되면서 공급부족현상을 해소하거나 가격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잉여가스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까지 크게 오르면서 잉여가스는 더 이상 유통시장에서 캐스팅보드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고압가스메이커들이 나서 국내 고압가스 수요량을 예측해 시장에서 공급이 달리지 않도록 공조체제를 갖추고 추가로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업계의 지적이다.

과거 조선시대 상인들도 ‘영통(永通)’을 상도덕의 첫 번째 가치로 꼽았다. 김주영의 소설 ‘객주’에서도 상도의에 대해 ‘먼저 상대를 이롭게 하고, 이익을 챙기는 것은 그 다음’이라는 점과 함께 영통, 존신, 행손 등 3가지를 강조했다.

그 첫 번째, 영통(永通)은 물화(상품)를 끊임없이 세상에 내놓고 상인으로서 새로운 상로를 개척하라는 의미다. 두 번째, 존신(存信)은 거래에 있어서 신용을 목숨처럼 단단히 지키는 것. 그리고 마지막, 행손(行遜)은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대할 때 공손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대하라고 했다.

이에 반해 우리 고압가스시장은 어떤가. 때에 따라 가스를 임의로 통제하지 않는지 뒤돌아보고 고압가스메이커,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나서 국가경제를 위해 가스를 원활하게 공급하는 등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어떤 것인지 깊이 살펴야 할 것이다.

한상열 기자 syhan@gasnews.com

<저작권자 © 한국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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